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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사람들(上)

979-11-994633-4-9(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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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정신으로 견딜 수 없는 세상, 취한 자들의 초상
이 책에 담아낸 네 단편은 술꾼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맨정신으로는 버텨낼 수 없었던 식민지 조선의 압박과 그 속에서 일그러진 인간 군상의 처절한 기록이다.
「술 권하는 사회」와 「레디메이드 인생」은 배운 자조차 절망할 수밖에 없었던 지식인의 씁쓸한 초상이다. 사회에 발붙일 곳 없는 이들이 느끼는 무력감은 술잔 속의 독설이 되거나(현진건), 세상을 향한 서늘한 비웃음과 자조로 치환(채만식)된다. 반면, 「물레방아」와 「만무방」은 본능과 결핍에 취한 민초들의 현장이다. 정욕에 눈이 멀어 파멸로 치닫는 광기(나도향)와 도박과 술국에 기대어 도덕마저 도둑질당한 채 살아가는 밑바닥 인생의 비애(김유정)는 우리 문학사에서 가장 뜨겁고도 비극적인 주정(酒政)의 장면을 선사한다.
네 단편은 각기 다른 계층과 상황을 대변하지만, 모두 ‘술로 풀어낸 시대의 민낯’으로 귀결된다. 우리는 취기 어린 근대의 풍경 속에서, 시대와 사회가 어떻게 개인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궤도 밖으로 밀어내는지 목격하게 될 것이다. 「술, 취한 사람들」 단편선은 시대를 가로질러 묻는다. 과연 오늘의 우리는 무엇에 취해 이 시대를 견디고 있는가.